결혼 후 케임브리지로 옮겨온 모제스는 남편과 열 명의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매일 농장과 집만 오가며 자신은 돌아볼 새도 없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남편과 10명의 자녀 중 다섯을 잃고 나서야 숨 돌릴 틈 없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농장일 대신 바느질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무리한 노동으로 건강은 쇠하여졌고 관절염으로 그나마 바느질도 오래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던 그녀가 70대가 되자 바늘 대신 붓을 들기로 결심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하던 일도 접을 나이였지만 그녀는 붓을 잡으며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책에 나오는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수준이었으나, 끊임없이 자신의 색채와 느낌을 담아 유년 시절의 풍경과 농촌생활 등을 선명하게 그려 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그녀가 78세 되던 해, 그녀의 그림을 눈여겨본 이웃의 약제상이 자신의 가게에 그녀의 그림을 몇 점 전시했는데 마침 뉴욕에서 온 어느 예술품 수집가가 벽에 걸린 그녀의 그림을 보더니 무척 호평을 하며 그녀의 모든 작품을 사겠다는 말을 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1939년에는 뉴욕 현대 박물관에 그림이 전시되기도 했다. 그렇게 일흔이 넘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그녀가 생을 마감한 101세까지 1600여점의 작품을 남긴 할머니 화가, ‘그랜마 모제스’ 그녀는 우리에게 실천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결과가 어떤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벌써 1월 중순, 혹시 새해 아침에 다짐하고 결심한 것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것은 없는가. 다행히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의 문화 특성 상 구정이라는 날을 계기로 또 다른 시작점에 서있고 2020년은
아직도 11개월 이상 우리에게 남아있다. 무엇을 다시 시작하기에 전혀 늦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결심한 일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한번 출발해보자. 말씀보고 묵상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에도 충실하여 세상에서의 우리의 역할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도 ‘최선을 다했으므로 후회가 없다’라고 지나온 삶을 회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