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골마을에 엄마와 딸이 살고 있었다. 이 딸은 10대가 되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도시로 나가 놀다가 밤이 늦어서야 돌아오곤 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엄마는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으니 품행이 좋지 못한 친구들과는 절대로 어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딸은 건성으로 대답할 뿐 점점 딸의 가출이 잦아졌다. 그날도 일을 마치고 늦게 집에 돌아오니 딸은 이미 나간 후였다. 엄마는 지친 몸이지만 딸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도시로 나가 딸이 갈만한 도시의 뒷골목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으나 딸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엄마는 급히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사진을 찍어 많이 복사를 한 후 다시 도시로 돌아와 딸이 지나다닐 만한 곳의 화장실이나 전화 부스, 술집 앞, 도박장, 클럽 등 거리 곳곳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두고 사진 뒤에 이런 메모를 해두었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지금 무엇을 하든, 어떤 형편에 있던 어서 돌아오너라. 사랑하는 엄마가” 여러 날을 딸을 찾으며 사진을 붙이던 엄마는 몸도 지치고 수중에 돈도 떨어져 시골집으로 돌아왔다.

몇 주 후 딸이 클럽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춤추고 놀다가 밖으로 나오는 계단에서 낯익은 얼굴사진을 보게 되었다. 딸은 누가 볼 새라 얼른 사진을 떼어 휴지통에 버리려는 순간 뒷면의 엄마의 메모를 보게 되었다. ‘돌아오너라~’ 사실 딸은 자신의 얼굴이 아니기 때문에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었다.

아마 행인들은 시골 아낙의 사진을 보면서 어떤 잘못을 해서 이런 곳에 사진이 붙었을까 찾아주면 과연 현상금은 얼마나 될까 수군거렸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엄마는 방탕한 삶을 사는 딸의 얼굴이 알려지는 것 대신 자신의 얼굴을 붙임으로 딸 대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은 것이다.

그 후 딸이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십자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죄는 우리에게 있으나 우리 대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죄인들에게 침 뱉으심을 당했고 수치와 모멸과 멸시를 한 몸에 다 받으셨다.

우리를 사랑하시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을 못난 나를 위해서 하셨음을 어찌 간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늘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십자가가 우리의 연구 과제가 되어야한다.